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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 끝났어도 위증 처벌해야"…가습기살균제 피해자도 나선다
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때 SK·애경 대표 줄줄이 출석
"뒤늦게 위증 밝혀져도 처벌 못 해…법 개정 필요"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하는 가운데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국회 국정조사 종료 후에도 위증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애경산업 관계자들의 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당시 위증 여부가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더라도 현행법으로는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청문회를 둘러싸고도 제기됐으나 법 개정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2일 시민단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에 따르면 이들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개진하려 논의 중이다.

현행법은 국회에서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하면 본회의 또는 위원회가 고발하도록 하고 있다. 위증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그러나 특별위원회에서 위증한 경우 보통 60∼90일 정도인 특위 활동 기간 내에 고발했을 때만 처벌할 수 있다. 특위가 종료되면 고발의 '주체' 자체가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는 '최순실 주치의'였던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교수를 위증 혐의로 고발했으나,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 교수를 재판에 넘긴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특위 활동 종료 이후인 2017년 2월 고발됐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하려고 계획한 적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도 처벌을 피했다.

문제는 각종 위증 사실이 국조 특위가 종료된 이후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국정농단 국조 특위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여옥 대위 등 여러 증인 중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가습기 살균제 국조 특위의 경우 2016년 7월 7일부터 10월 4일까지 90일간 진행됐다. 이 기간 열린 청문회에는 김철 SK케미칼 대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 현재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 대표들이 줄줄이 출석했다.

당시 김철 대표는 SK케미칼이 생산한 원료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흡입 제품(가습기 살균제)에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다. 2011년에 많은 피해자가 나왔고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됐다"고 답했다. SK케미칼은 2016년 검찰 수사 때도 '원료를 중간도매상에 판매했을 뿐, 그 원료를 누가 어디에 가져다 썼는지 알지 못한다'는 논리를 펴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대표는 최초로 개발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평가를 했으나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거나,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하는 17년간 성분 변화나 배합을 바꾼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

2011년 촉발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8년째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관여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은 "SK·애경 경영진의 당시 청문회 발언이 위증으로 밝혀질 경우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어 피해자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들이 처벌을 피한 것을 계기로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 발의가 잇따랐지만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특위 활동이 끝났더라도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연서(한 문서에 여러 사람이 잇따라 서명하는 것)해 위증을 고발할 수 있게끔 하는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해 4월에는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과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같은 취지의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의원의 개정안은 각각 고발 조건을 '재적의원의 3분의 1', '본회의 의결'로 좀 더 엄격하게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 입력 : 2019-03-12 07: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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