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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사고…여행사도 법적 책임 못 피할 듯
안전배려 의무 다하지 못했다면 배상 책임 인정 가능성
현지서도 유람선사·크루즈선사 상대 민·형사상 책임 가릴 듯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사고와 관련해 여행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와 관련한 법적 다툼은 헝가리 현지와 국내에서 각각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고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귀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크루즈선이 유람선의 후미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허블레아니가 전복돼 급류에 휘말린 듯 빠른 속도로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조사 결과 크루즈선이 충돌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면 크루즈선사의 관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 유람선 선장의 운항 과실이 드러나면 그 역시 처벌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당시 유람선에 타고 있던 피해자들의 진술은 핵심 증거가 된다. 현지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법무부 등 우리나라 기관과의 사법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유람선사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따라 피해자들에겐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크루즈선사를 상대로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현지 선사들의 책임에 더해 여행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 역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고 유람선엔 참좋은여행 측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 1명, 사진작가 1명이 여행객들과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여행 사고 전문인 홍한빛 변호사(법무법인 예율)는 "여행사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고객들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이번 사고를 보면 야간인 데다 유속도 빠르고, 익사나 전복 등 사고의 위험이 있는데도 그런 재난에 대한 아무런 안전·예방조치를 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홍 변호사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관광객들이 구명조끼도 안 입었다고 하는데, 그 자체로 이미 여행사 측의 과실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취했다면 사상자 숫자는 지금보다 훨씬 줄었을 거란 얘기다.

대법원 판례 역시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 일정 등에 관해 미리 충분히 조사·검토해 여행 계약 내용의 실시 도중 여행자가 부딪칠지 모르는 위험을 미리 제거할 수단을 강구하거나 여행자에게 그 뜻을 고지함으로써 여행자 스스로 위험을 수용할지 선택할 기회를 주는 등 합리적 조치를 취할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설시하고 있다.

참좋은여행 측은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여행자 보험을 들었으며, 이와 별개로 약 60억원 규모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와 피해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 소송 없이 배상금 지급이 마무리될 수 있지만, 보험사가 과실 비율을 따지며 다투거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에서 책임 비율을 가려야 한다.

홍 변호사는 "관광객 사망이 발생한 사건이라 배상 규모가 클 것이고 그런 만큼 당사자들 사이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사고의 책임을 무겁게 지우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헝가리 현지에서 가이드로 일한다는 A씨는 "세계 유명 보트 투어에 누가 구명조끼를 입고 관광을 하느냐"며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위험한 기후나 환경에서도 여행사가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개된 일정표에 나온 일정이 기상악화 등으로 변경되면 관광객들이 전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게 만든 규정 때문"이라며 여행사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관련 법 제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 입력 : 2019-05-31 08: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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