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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패스트트랙 처리, 사개특위 사·보임 권한침해 없다"
야당이 제기한 권한쟁의 청구, 모두 각하·기각 결정
지난해 검찰개혁법, 선거법 등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모두 각하 혹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7일 한국당 의원 108명이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침해확인 및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각하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회기 결정 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자 이를 거부하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했다.

이어 이른바 4+1(민주당·바른미래당 통합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원안 통과가 어렵다고 보고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은 27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의 필리버스터 요구를 거부한 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개정안이 아닌 다른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점은 자신들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회기 결정 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이 허용되면 국회가 다른 안건을 전혀 심의·표결할 수 없게 된다며 '회기 결정 건'은 무제한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문 의장의 필리버스터 거부를 무제한 토론의 입법 취지에 맞게 행사한 '국회의장의 재량권'이라고 본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던 공직선거법 원안이 아닌 수정안이 최종 가결된 점에 대해서는 "수정안이 원안의 개정 취지에 변화를 초래한 것이 아니다"라며 적법하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등이 제기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관련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모두 기각 혹은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문 의장은 지난해 4월 25일 당시 검찰 개혁 법안 등을 심의하는 사개특위 위원으로 오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각각 같은 당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하는 안을 승인했다. 당시 오 의원과 권 의원은 법안을 놓고 바른미래당 내 입장과 이견을 보였다.

이에 오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의 사·보임 승인이 개별 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비록 사·보임이 개별 의원의 뜻에 반해 이뤄졌다고 해도 개별 의원의 심의·표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사·보임에 대해 "정당이나 교섭단체가 정당의 정책을 의안 심의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권한 행사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 결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선임·개선에 교섭단체의 의사를 반영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당 차원에서 이뤄진 사·보임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검찰개혁법과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의안과에 직접 접수되지 않고 전자입법발의시스템으로 발의돼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도 "심의·표결권 침해 위험이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전자입법발의시스템을 이용해 관련 법안을 발의해 야당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당시 전자발의는 한국당의 물리적 저지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통상 국회의원들이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던 관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간사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열린 점은 헌법에 배치된다는 심판 청구에 대해서도 심의권 행사에 문제가 없었다며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각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 개혁 법안과 선거제도 관련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은 사개특위와 정개특위가 간사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열렸다며 반발했다.

국회 정개특위 안건조정위원회의 활동기한이 90일로 명시됐음에도 조정안 의결을 강행하기 위해 여당이 조정위를 조기 종료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활동 기한은 상한을 의미할 뿐 기한 만료 전이라도 심사가 끝나면 조정안 의결이 가능하다"며 기각했다.

한편 권은희 의원이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신청은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2017년 12월 제천 화재 사고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내 평가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권 의원은 당시 행안위 위원장이었던 전 의원이 소위에서 요구하기로 한 자료 목록 중 일부 민감한 항목을 누락해 제천시 등에 보냈다며 헌재에 심판 청구를 했다.

전 위원장이 같은 당 소속 지자체장이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보고 내용을 축소했고 이는 소위원회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행안위 소위원회는 권한쟁의 심판 청구 능력이 있는 국가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rock@yna.co.kr 입력 : 2020-05-27 17: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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