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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채널A 기자 구속하겠다"…대검 "혐의 성립 안돼"
'검언유착 수사' 검찰 내부 갈등 고조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지휘부 사이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수사팀은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채널A 이모(35)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 수뇌부에서는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A 검사장의 공모 정황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지휘를 맡겼다. 그러나 부장회의에 참여하는 검사장들도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채 판단을 전문수사자문단에 넘기기로 했다.

◇ 윤석열, 대검 부장들에 수사지휘 맡겨

22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총장은 이달 4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를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가 주재하는 부장회의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에 공문으로 알렸다.

수사팀은 이보다 하루 앞선 3일 채널A 법조팀장 배모 기자와 홍모 사회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비슷한 시기 A 검사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상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 총장은 언론사 2곳과 측근 검사장이 연루된 사안의 특수성 탓에 '수사팀→대검 형사부장→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기존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휘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사건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부장들이 공동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수사지휘 절차를 변경한 것으로 안다"며 "보고와 지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내린 조치일 뿐 윤 총장이 지휘를 회피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수사팀, 구속영장 방침 보고…수뇌부선 '혐의 없음' 우세

그러나 대검 차장과 검사장급 5명이 참여하는 부장회의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지난주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이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기자는 지난 3월31일 MBC 보도로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후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하고 노트북 PC를 포맷했다. 수사팀이 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하기 전인 이달 14일에는 이 기자의 변호인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다.

부장회의에서는 이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이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자문단을 소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대검 관계자는 "부장들 사이에서도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전문자문단 소집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 '핵심 증거' 녹음파일 놓고 신경전

수사팀은 지난 2월13일 이 기자가 A 검사장을 만나 신라젠 의혹과 관련해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핵심 물증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동석한 같은 회사 백모(30) 기자에게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이 녹음파일이 제기된 혐의와 반대되는 증거라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증거자료 중 일부만을 관련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보도했다. 사실관계 전반을 호도하거나 왜곡해 수사과정의 공정성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0일 "A 검사장이 이 기자를 만나 '(유시민 의혹에) 관심 없다. 신라젠 사건은 (로비 의혹 사건이 아니라) 다중 피해가 발생한 서민·민생 금융범죄'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기자의 변호인도 "채널A 진상조사 과정에서도 당연히 확보 가능했던 자료로서, 검찰이 새로운 경로로 확보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며 "검찰 내부 관계자와 공모관계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유리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한 가지 사건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이처럼 극명하게 관점이 엇갈린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각자 전체 증거 중에서 서로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녹음파일 해석에 수사 향방

검찰 안팎에서는 이 기자와 A 검사장이 지난 2월 나눈 대화에 대한 해석 차이라고 본다. 이 녹음파일이 현재까지 검찰이 확보했다고 알려진 거의 유일하게 의미 있는 물증이지만, 전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수사팀과 대검·변호인 각자 입장에 따른 해석만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MBC 등 언론보도와 채널A 자체 진상조사에서 드러난 유착 정황을 뒷받침할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 기자가 3월13일 이철(55·수감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 지모(55)씨에게 보여준 다른 대화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이 기자와 A 검사장은 대화내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 기자가 3월10일 백 기자와 통화에서 "자기가 손을 써줄 수 있다는 식으로 엄청 얘기를 해", "일단 그래도 만나보고 나를 팔아 막 이러는 거야"라며 A 검사장의 발언을 전한 사실이 채널A 진상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 기자의 전언에 불과한 데다 검찰이 녹음파일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사자들이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는 녹음파일에 담긴 대화에 대한 법리 판단이 전문수사자문단 심의와 향후 수사에서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전문수사자문단 심의가 이뤄진다면 녹취록 전문을 제출하고 합리적 해석에 관한 의견을 주장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 입력 : 2020-06-22 1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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